추정 강숙려 /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
바람 앞에 서면 흔들린다
흔들리는 것이 어디 갈대뿐이랴
너도 흔들리고 나도 흔들리는 세상의 흔들림에
우리가 울던 그 어느 가을 날 아침처럼
오랜 세월의 그리움이 꽃으로 피던
약이 되는 시간 앞에서는
세월도 꽃으로 핀다.
하나둘 우리 곁을 바람처럼 떠나도
아린 시간을 우리는 견뎌야 할 일이다
그것이 길이기에 우리는 이겨내어야 하는 일이다
그 먼 이별이 우리를 흔든다 해도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자
하늘에 별 하나 달아 놓고 그리움 세는 마음으로
흔들려나 보자
바람 앞에 서면 우린 흔들려야 한다
흔들려야 사는 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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